대폿집기행2011. 11. 30. 12:29
















웰컴 투 함양

세 번째 함양 방문. 함양에 올 때면 날씨가 따뜻하다가도 꽤 추워진다. 2009년이 그랬고 2010년이 그랬다. 올 해 역시 그 법칙은 발동된다. 세 번의 방문 중 함양상림을 찾아 온 것이 두 번, 오늘은 읍 內 트래킹 목적으로 함양땅을 밟았다. 얼마 전 함양읍 자체만으로 훌륭한 트래킹 코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그 동안 수집했던 자료들과 지인들의 정보를 빌려 하루종일 걷고 또 걸었는데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은 소읍의 함양은 꽤 오랜 시간에 걸쳐 도시가 만들어졌으며 주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 교육 열도 만만치 않은 고장. 이제는 볼 수 없는 함양읍성의 모습은 여전히 아쉽기만 하지만. 



























인터넷 맛집 조샌집

트래킹 중 찾은 인터넷 맛집 조샌집. 어탕국수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맛집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함양을 찾은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선택의 폭이 좁다. 안의면의 갈비찜이 그렇고 상림 앞 연밥집 옥연가, 오곡밥정식으로 유명한 늘봄가든이 그렇다. 하지만 인터넷 맛집 보다는 내가 선호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는데 시장통 피순대집 병곡식당이 그렇고 소고기국밥으로 유명한 대성식당이 그렇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보리밥집 이교식당 역시 마찬가지고.  




























함양에 있다

흔히 함양을 천년숲의 고장이라고 하는데 읍 內 트래킹을 하면서 눈으로 두 다리로 느낀 함양은 바로 충절과 역사의 고장. 최치원과 김종직의 흔적들은 물론이고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의 흔적까지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올드한 분위기의 골목들과 건물들은 70년~80년대 서민들의 흔적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 나는 함양에 있다.
























역마차집

"아 따, 함양에서 마차집을 모르면 간첩이지" 젓가락을 비녀삼아 머리에 꽂은 주인장의 한마디. 그 말 속에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이른 시간인지 아무도 없는 마차집에서 날 반기는 건 작은 개 한마리. 시장통이 떠나가도록 짖어댄다. 할머니 인심이 좋아 2차 집으로 인기 있다는 역마차집은 원래 야식집이다. 읍내 시장통에서 술 한 잔 걸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 아쉬운 마음에 들리는 곳이 바로 이 역마차집이다. 함양의 모든 주당들이 역마차집을 보곤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마성의 야식집이랄까? 












 










실내모습

예상했던 바이다. 뭐랄까? "후줄근하다." 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려나? 대부분 단골 장사인 역마차집에 요즘 말로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포스를 풍기면서 들어서니 주인장은 위아래를 한 차례 훑으신다. 마침 출출해 뭐가 맛있어요? 하니 다 맛있어! 이런다. 그럼 국수 하나 말아 주이소. 막걸리도 한병 주구예. 





 




















차림표

함양 역마차집. 이 후줄근한 야식집의 차림표는 생각보다 간결하다. 국수, 김밥, 비빔밥, 족발, 오리찜이 있는데 함양의 소문난 주당들이 얼큰하게 취해 들어서는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친다. 












 












함양막걸리

지리산 맑은 물로 지었다는 함양막걸리. 주인장이 옆집 구멍가게에서 직접 사왔다. 역마차집에 오기 전 읍 內 트래킹으로 잠시 들린 함양양조장은 현대적 시설의 비교적 큰 규모의 양조장인데 그 곳에서 생산한 막걸리가 바로 함양막걸리이다. 또한 함양읍의 대표 막걸리이기도 하지.











 










전설의 국수

국수가 나왔다. 함양읍 內 주당들은 모두 한번씩 먹고 간다는 전설의 국수. 전설의 국수치곤 평범하다. 고명은 김가루에 경상도 말로 전구지 김치가 전부인데 그 흔한 양념장 하나 없다. 따뜻한 온면인데, 면이 질펀하게 퍼졌다. 이 특별할 것 없는 국수가 왜 전설의 국수가 되었을까? 아마도 그건 주인장의 역할이 더 컸으리라. 친구처럼 엄마처럼 살갑게 맞아주는 주인장이 함양읍 모든 주당들의 말벗이였으니. 전설은 바로 역마차집의 주인장이다.  






국수

고향 찾아갈 때는/관방제 초입 포장 친 집에 들러/국수 한 대접 먹고 간다
처마 밑 비집고 들어서 틈서리 목로에 자리 잡고 앉으면
국수 한 그릇 꼬옥 먹고 잡더라만,
그냥 왔다시며 허리춤에 묻어온 박하사탕
몰려든 자식들에게 물리시던 어머니,
흔흔한 미소 뒤에 갈앉친 허기진 그 모습
원추리 새순처럼 솟아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배고픔 대신 채우고 간다.




 



상호: 역마차 

전화: 055) 963-2826

위치: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용평리 712-1 

메뉴: 국수, 김밥, 비빔밥, 족발, 오리찜 및 기타주류


 

 















Posted by 악의축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오늘같은 비오는 날이면 생각나지요^^

    2011.11.30 17: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너도나도 둘레길, 올레길 다니는데
    악의축님이 다닌 읍내 트래킹이 더 좋은것 같네요.
    국수에 막걸리 한사발 하고싶네요.

    2011.11.30 17: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한스님 나중에 시간되시면 읍내 트래킹 한번 땡길까요?

      ㅎㅎㅎ

      요즘 둘레길, 올레길은 한적하고 여유로운 길이 아니라..

      등산복으로 무장한 산악회 사장님 사모님들이 많아서 말이죠...ㅠㅠ

      2011.12.21 11:12 신고 [ ADDR : EDIT/ DEL ]
  3. 비오는 수요일에1 전설의 국수에 막걸리 한잔! 크윽! 좋은데요 :)

    2011.11.30 19: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아. 새벽에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어지네여 ㅠ

    2011.12.01 02: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아..국수킬러인데..
    마지막에 군침을 줄줄...
    어제와 오늘...하루종일 눈만 치우다보니...몸이 영 뻐근한데...
    따끈한..국수한그릇이 더욱 땡기네요.... ㅎㅎ

    2011.12.01 15: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서울엔 상호가 외래어로된 집이 많아 잊기쉬운데
    여긴 정말... 상호가 선명해서 너무 좋네요.
    언제나 변치않는 맛과 상호로 쭉~~~이길 바라고파요.

    2011.12.01 16: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가끔 외래어로 된 집이 멋스러울때가 있는데..

      우리말도 좋은 게 많죠..^^

      2011.12.21 11:18 신고 [ ADDR : EDIT/ DEL ]
  7. 축님의 막거리로드는 블로그로도 좋긴 하지만 EBS에서 방영한번 되어야 하는것 아닙니까? ^^

    2011.12.02 19: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가끔 합천을 갈때 함양을 거쳐서 가는데 중간에 한번 들러야 겠군요..
    막걸리 보다는 국수가 더 땡기네요..^^
    예전에 연밥집은 상호는 기억이 안나지만 한번 먹었던거 같군요..^^

    2011.12.03 19: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알 수 없는 사용자

    날 잡으세요.
    막걸리 한사발 걸치시게요~
    아~ 오늘은 왜이리 막걸리 땡기게 하는 사람이 많은지ㅋㅋ
    아침부터 친한 후배가 막걸리가 땡겨서 제가 보고 싶다고 그러질 않나(후배는 순천에 있거든요.),
    자주 가는 이웃님들 글에도 온통 막걸리 이야기~ㅎㅎ
    오늘은 잔치국수 대신 수육에 막걸리 한잔 해야겠습니다.^^

    2011.12.06 18:04 [ ADDR : EDIT/ DEL : REPLY ]
    • 순천에도 전설의 대폿집들이 여럿이죠..

      바야흐로 막걸리전성시대가 도래하나봅니다.

      2011.12.21 11:25 신고 [ ADDR : EDIT/ DEL ]
  10. 축님과는 왜이리 타이밍이 안맞는지요 ^^;;
    제가 게으름 피우실때 포스팅하시고, 아니면 제가 그나마 며칠에 한번이라도 들여다볼때는 바쁘시고..ㅋ
    그렇지만 이 블로그가 시공간을 넘어 만나는 공간이니 그래도 괜찮다며 홀로 자기위안을 해보네요.
    그러고보니 방금 보기다님 블로그에서 막걸리 뽐뿌받고 왔는데 여기도 막걸리로드가 저를 반겨주네요.
    에라 오늘은 막걸리구나~~

    2011.12.07 12: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알 수 없는 사용자

    요즘도 저런 곳이 있네요. 1970년대에나 볼 수있는 그런 집인데요.^^

    2011.12.08 23:49 [ ADDR : EDIT/ DEL : REPLY ]
  12. 와, 이름 기억하기 좋게 잘 지어놨네요.

    2011.12.16 23: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너무 맛있겠네요 ㅎㅎ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마주앉아 추억을 안주삼으면 딱이겠습니다 ㅎㅎ
    클래식한 인테리어도 넘 맘에 드네요 ㅎㅎ
    나중에 한국에 가게되면 꼭 한번 들러야겠네요 ㅎㅎ

    2011.12.19 05: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원덕님 지금 어디십니까? ㅎㅎㅎ

      장소가 어디든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그 곳이 맛집이고..명소가 되죠..

      2011.12.21 11:28 신고 [ ADDR : EDIT/ DEL ]
    • 맞아요 맞아요 ^ ^
      전 지금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요 ㅎㅎ

      2011.12.22 03:31 신고 [ ADDR : EDIT/ DEL ]
  14. 캬 - 글이며 사진이며 >_<
    함양은 제 친구 고향이라서 익숙한 지명인데, 아직 제대로 찾아가보진 못했네요!
    그 친구 별명(?)이 함양면민인데 ㅋㅋ .. 다음에 함양막걸리 한 병 사오라고 해야겠어요.

    2011.12.27 14: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함양빠순이

    전 함양사람인데 역마차국수유명하죠 ㅋ 저도 술한잔하고 들러 한그릇하고 갔다는 ㅋ 막걸리 담에 함양오시면 병곡막걸리도 드셔보세요 ㅋㅋ 전설의 숨은고수의맛을 느끼실거예요 ㅋㅋ

    2011.12.28 23:49 [ ADDR : EDIT/ DEL : REPLY ]
    • 병곡양조장에서 만드는 거 말씀이죠?
      혹 병곡면 쪽 사연많은 대폿집이나..

      어르신들 단골 막걸리집 있나요?

      2012.01.10 18:13 신고 [ ADDR : EDIT/ DEL ]
  16. 잘 보고 갑니다~~~

    2021.02.16 13:2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