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폿집기행2011. 11. 18. 16:22













비가 온다

시원스레 비가 온다. 봄과 가을에 내리는 비는 개인적으로 참 좋다. 비올 때 싸한 느낌이 좋다. 비도오고 함께 막걸리도 생각나니 문뜩 떠오른다. 얼마 전 케이블방송에서 버스커버스커가 부른 "막걸리나" 투박하지만 세련된. 막걸리도 참 그렇다. 서양에서 온 한 친구는 막걸리를 와인잔에 먹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어색하지 않다. 서양에 와인이 있다면 우리에겐 막걸리가 있다. 그리고 막걸리는 와인잔보단 대폿잔이 제격이지.





















운문사

꽤 내리는 비 덕택에 이른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개낀 운문사가 제법 운치가 있다. 여기는 청도. 물 맑고 공기좋고 전통과 문화가 숨 쉬는 고장. 운문사는 560년(신라 진흥오아 21)에 한 신승이 창건하였는데 608년(진평왕 30)에 원광 국사가 제1차 중창하였다. 원광국사는 만년에 가슬갑사에 머물며 일생 좌우명을 묻는 귀산과 추항에게 세속오계를 주었다고 한다. 현재 운문사는 승려 교육과 경전 연구기관으로 수많은 수도승을 배출하고 있다.


 
 
 








 













막걸리 먹는 소나무

운문사에는 명물이 하나 있다. 천연기념물 제 180호로 지정된 처진 소나무가 바로 그 것이다. 이 처진 소나무는 한 고승이 시들어진 나뭇가지를 꺾어서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스님들은 매년 삼짓날이면 막걸리를 물에 타서 뿌려주는 데 이때 들어가는 막걸리만도 25말이나 된다. 
 










 















동곡양조장

82년의 역사를 가진 동곡막걸리. 청도는 물론 경북지역에서 인정받는 명문의 술도가이다. 동곡양조장이 유명세를 탄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운문사에 있는 처진소나무가 매년 삼짓날이 되면 먹던 막걸리가 바로 인근 금천면에 있는 동곡양조장에서 빚은 동곡막걸리이기 때문이다.


























동곡막걸리

노란색 라벨의 동곡막걸리. 동곡양조장에서 내는 술은 동동주와 막걸리, 단 두가지 뿐. 동동주는 파란색 라벨을 하고 있다. 동곡막걸리의 술맛의 비결은 "물"에 있는데 인근의 운문댐이 바로 그 이유가 된다. 동곡장이 열리면 인근 허름한 장터국밥집에서 막걸리 한 잔할텐데 장날이 아니라 아쉬움에 몸을 털고 일어선다.
























방천예술시장

대인예술시장과 함께 예전부터 관심있게 지켜보던 시장. 물론 시장은 저 마다의 소리가 있고 이를 들어 줄 다양한 이야기가 있겠지만 대구를 관통하는 신천옆에 위치한 방천시장은 광복 후 자연스럽게 생긴 재래시장이다. 그 후 생기를 잃어가던 시장에 예술가들이 입주하기 시작했고 시작은 정부의 지원아래 또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갔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광주의 대인시장도 그렇겠지만 대구의 방천시장에도 유명한 것들이 몇가지 있다. 특히 최근 이슈로 떠오른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혹자들은 김광석이 전통시장을 살렸다고 이야기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시장을 살리기 위해 김광석이라는 컨텐츠를 도입했지만 결국 사는 건 "김광석" 만. 어떻게 말하면 콜라보같은건데 시장과 예술의 협업에서 시장의 전통적인 기능성이 밀리는 기분이다. 뭐 어쨋든 사람들이 몰리고 있으니까 장소마케팅의 결과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물론 나 역시 그 장소마케팅의 대안을 그리고 시장과 예술의 협업에서 시장을 좀 더 수면위로 떠올릴 방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우울한 청춘이긴 하지. 생각해보면 청춘은 항상 빛나는 것만은 아니더라. 왜 이렇게 이야기가 샛길로 빠진지 모르겠지만 각설하고.











 














방천시장에 막걸리가 있다

방천시장에는 다양한 막걸리가 있다. 이것이 내가 방천시장에 오는 이유이기도 한데 그런 이유로 방천시장은 예술시장인 동시에 나에겐 막걸리시장이기도 하다. 방천시장의 대폿집들은 각자 취급하는 대표막걸리가 있다. 그 종류도 대구의 대표적인 막걸리 아이콘, 불로막걸리부터 상주의 명물인 은자골 탁배기까지 다양하기만 하다.










 













동곡막걸리만 취급하는 방천시장 청도 동곡막걸리. 대구에는 방천시장 외에도 "동곡막걸리" 상호를 달고 영업하는 대폿집이 이미 여럿이다. 오랜만에 찾은 대폿집의 간판과 외관이 꽤 멋드러지게 바뀌었다. 아마도 방천시장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의 영향이 있었으리라. 







 



 











막걸리 마법

동곡막걸리는 대구시의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운문댐의 맑은 물에 쌀 30%, 밀 70%를 섞어 만드는데 대구의 대표 막걸리인 불로의 터프한 맛과 달리 깨끗한 맛으로 많은 애주가들이 찾고 있다. 왜 흔히들 막걸리를 보고 농주라고 하지 않는가?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이 농번기 새참과 함께 아직까지 사랑받기에 그렇게 부르는 까닭이겠거니 생각하는데 동곡막걸리에는 그런 텁텁함보다는 좀 더 깨끗함이 느껴진다. 아니 깔끔하기도 하고. 어쨌든 사발에 막걸리 가득 부어 걸죽하게 들이키고 김치 한 점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이상한 마법같은 것이 모든 막걸리엔 존재한다. 손등으로 입주변을 한번 훔치는 것도 잊지않고. 정말 수리수리 마수리~ 하고 주문이라도 외워야 할 판이다.









 













놋그릇에 먹는다

대구엔 유독 놋그릇에 먹는 대폿집이 많다. 방짜유기의 영향 때문인데 주변 남산동 도루묵집도 그렇고. 요런 놋그릇들은 살균효과가 뛰어나며 특히 온도를 유지하는 보온, 보냉 효과가 탁월하기에 막걸리의 맛을 한층 강화시킨다. 











 












기본찬 삼총사

혹자는 그런다. 막걸리는 김치 한조각, 멸치 몇 마리면 한말도 마신다고. 평범한 깍뚜기와 더 평범한 생무와 들깨. 기본찬을 구성하는 삼총사. 인근의 행복식당이나 몇몇 대폿집에선 기본찬으로 들깨가 나오는데 요게 그렇게 중독적이다.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르는.  

























생무를 들깨에 찍어 먹으면 더욱 더 맛이 좋다. 거기다 굵은소금을 곁들이면 금상첨화.
























특별할 것 없는 안주들

겨울이면 양미리가 썩 어울리지만 양미리 말고는 도찐 개찐이라. 뭘 시켜도 그놈이 그놈이다. 일행 중 하나가 초딩입맛이라 시킨 달걀피자말이. 말이 좋아 달걀피자말이지 그냥 계란말이다.  

















 




 

방천시장 동곡막걸리집은 굳이 청도까지 가지 않아도 대구에서 동곡막걸리를 맛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분 좋은 장소이다. 허나 나도 모르게 마음은 어느새 청도 금천면 동곡리로 향하고 있는지도. 시골장터에서 따듯한 소머리국밥에 대포 한 잔. 오늘처럼 비까지 오면 더 더욱 좋고.








 


상호: 동곡막걸리 

전화: 053)422-5813

위치: 방천시장 동부교회 맞은 편

메뉴: 조기,고등어,파전,김치전,달걀후라이,양미리 등











 



 










 

 

Posted by 악의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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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금요일 밤, 이렇게 툭~ 하고 막걸리를 던져두고 가시면...ㅠㅠ
    오늘은 후배 만나서 막걸리 한잔 걸쳐야겠네요.

    2011.11.18 18: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그르게요!! 이렇게 툭....던지시면...먹어야 하겠는걸요!! 으하하하하!!!

    2011.11.18 18: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보기다님과 같이 제주도 막걸리번개 한번 추진할까요..?
      제주도 좁쌀막걸리로..ㅎㅎㅎ

      대폿집은 좀 찾아볼께요..ㅋㅋ

      2011.11.24 12:24 신고 [ ADDR : EDIT/ DEL ]
  3. 운문사는 제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가본 사찰이 아닐까 싶네요. 애기때부터 뻔질나게 드나들었으니... ^^
    방천시장은 걸어서 5분도 안걸리는 곳인데도 저역시 기억에 남는건 광석이형 동상밖에 없네요.
    엄니께서 기억하는 예전 방천시장은 정말 활기찬 곳이었다는데... 경험하지 못했지만 뭔가 그리운 느낌입니다.

    2011.11.18 22: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여승이 많아서 그런지 절이 참 아기자기한 느낌이 많죠..
      방천시장...애착가는 시장 중 하나인데..
      젊은사람들이 작은 수지만 꾸준히 찾는 것 하나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2011.11.24 12:25 신고 [ ADDR : EDIT/ DEL ]
  4. 으 이 아침에 막걸리 생각이 나는군요^^

    2011.11.19 05: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한국적인 풍경과
    한국적인 음식들이네요.
    좋네요.
    그리고 김광석 씨 얼굴 보니 그 민주주의 노래가 문득 머릿속에 맴도네요.

    2011.11.20 00: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전 김광석 세대는 아니지만..

      몇몇 노래들은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2011.11.24 12:26 신고 [ ADDR : EDIT/ DEL ]
  6. 사진에서 막걸리 냄새나는 것 같네요! (ㅋㅋ)
    아 - 날도 추운데 칼칼한 김치칼국수 끓여다가 막걸리 한 잔 마시고 싶어요 ..
    첨에 운문사 나오길래 오오 운문사 나 가봤는데! 하면서 아는척 하려다가 결론은 막걸리 마시고 싶다로 .. (^^)

    2011.11.21 1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날씨도 꾸리꾸리한데 막걸리나..ㅎㅎㅎ

      저는 굴넣고 수제비 끓여서...

      좀 있음 해도 바뀌니까 새알도 넣고..

      2011.11.24 12:27 신고 [ ADDR : EDIT/ DEL ]
  7. ㅎㅎ 술을 안마시지만...
    그래도 왠지 막걸리라고 하면.한잔은 해보고 싶은..충동을 느껴요...
    일년에 몇차례 막걸리는 몇잔하는데 말입니다.....

    2011.11.21 11: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술 잘못해요..

      막걸리 포스팅때문에 주량이 대단한 걸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혼자서 막걸리 한병도 버겹습니다..

      2011.11.24 12:28 신고 [ ADDR : EDIT/ DEL ]
  8. 생무를 들깨에... 생전 처음보고있네요.허허허ㅠㅠ;;;
    그런데로 토종입맛이라 자부하는 편인데
    축님앞에서는 완전 초딩입맛으로 전락하고 말아요. 흐흐흘~~~
    근데 막걸리 뒤끝은 어떤가요??? ^^

    2011.11.21 14: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막걸리마다 다른데..

      뭐 많이 안 먹으면 뒤끝 신경을 쓰겠습니까? ㅎㅎㅎ

      하지만 발효주다 보니..

      전 트럼이..ㅎㅎㅎ

      2011.11.24 12:28 신고 [ ADDR : EDIT/ DEL ]
  9. 막걸리를 유기잔에 먹는집은 처음인듯 합니다..그져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에 담아내와 양재기에 따라 마시기만 해봐서요..^^

    2011.11.21 18: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대구엔 놋그릇으로 내어주는 곳이 꽤 되죠..

      방짜유기의 영향때문인데..

      대구오시면 막걸리 한잔 사두리겠습니다.

      도루묵에 불로 한잔 어떠세요..? ㅎㅎ

      2011.11.24 12:29 신고 [ ADDR : EDIT/ DEL ]
  10. 계란말이와 함께 먹는 동곡막걸리는
    어쩐지 더 깊은 맛이 있을거 같습니다.
    운문댐의 물로 만든거라니 더욱 신뢰가...

    2011.11.24 16: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래된 역사만큼 그래도 경북도내에서는 알아주는 막걸리죠..^^ 운문댐 물이 좋긴 좋은가봐요..

      2011.11.28 17:09 신고 [ ADDR : EDIT/ DEL ]
  11. 단 한번도 빻지 않은 들깨를 먹어본적이 없는것 같아요.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2011.11.30 17: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고소하고 씹는 질감이 느껴집니다.

      또 톡톡 터지는 맛이 막걸리와 어울리죠..^^

      2011.12.20 16:32 신고 [ ADDR : EDIT/ DEL ]
  12. 생무를 들깨에.. 들깨를 기름만 내먹는게 아니라 반찬으로도 먹는 거였군요!!
    그러고보니 이제 슬슬 각종 강정 뻥튀기하는 소리가 들려올시기로군요.
    들깨강정이라도 사먹어볼까합니다.

    2011.12.07 12: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전 들깨강정보다는 호두나 땅콩강정을 더 좋아하죠.

      특히 땅콩만 넣고 만든 100% 땅콩강정...

      최곱니다..ㅎㅎㅎ

      2011.12.20 16:34 신고 [ ADDR : EDIT/ DEL ]
  13. 아.. 지금 시간에 실수했네요.

    2012.03.26 23: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김종철

    개인적으로 막걸리를 좋아 하보니 이름난 막거리를 음미 한 결과 대한민국에서 향토색 짙은 상호처럼 동곡 말걸리처럼 목넘김이 좋고 방부제같은 냄새도 없고 해서 동곡 막걸리 고집하며 마시는데이런 비결은 80여년?한결같이 누룩을 발로 밟아 숙성시키는 재래식 전통에 있지않나 싶습니다 경산시에서 지역의 동곡 막걸리를 관광 상품화 해서 가까운 일본 중국 부터 넓혀서 세계화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한결같이 앞으로도 변함없는 막걸리 전통을 이어 나가시길 바라며 지역을 벗어나 세계의 막걸리가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노고에 감사 드리며 수고 하십시오!

    2016.05.10 15:43 [ ADDR : EDIT/ DEL : REPLY ]
  15. 박호박

    작년에 그곳에 방문하여 음미 했고 오늘 행복한 중년들의 카페 음악방에 박호박 닉으로 사진 올렸는데 묘하게
    공감대가 있네요 끼리끼리라고 사진 취미라 온갖곳 다니는데 조만간 방문해서 누룰의 향기와 진한 술 찌기 먹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5.10 15:49 [ ADDR : EDIT/ DEL : REPLY ]
  16. 박호박

    올린 음악방 시간은 12시부터 c.j서라님 시간입니다

    2016.05.10 15:56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