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폿집기행2011. 7. 28. 19:11

 



















지난 4년의 기억

내가 까꾸네를 알게된 건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당시 NGO단체의 한 프로그램에서 활동가로 참여하고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거의 끝나갈 무렵 포항 구룡포로 워크샵을 떠나면서이다. 까꾸네에서 먹었던 "모리국수"란 녀석은 말그대로 충격 그 자체. 그 후 난 적어도 1년에 한번은 구룡포를 방문해야 했다. "모리국수"를 통해서 국수의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고 할까? 그 때만 해도 국수 그 자체에 약간 미쳐있던 시기. 물론 4년이 흐른 지금 그 맛이 약간(?) 변한 것 같아 아쉽긴 하다. 하지만 요즘 그 유명세를 제대로 치르고 있으니. 방송의 힘인가? 또 모른다. 몰려드는 사람들로 여기서 맛이 더 변할런지도.     


























구룡포 양조장

구룡포에 올때면 꼭 들리는 곳. 주인아저씨가 계실때면 언제나 시큼한 막걸리를 주곤 한다. 올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구룡포는 정말 겨울에 와야한다. 까꾸네도 까꾸네지만 겨울이면 항상 들리는 대폿집이 하나 더 있거든. 과메기는 또 얼마나 예술이라구. 생각만해도 침이 맛있게 흐른다. 

























구룡포

일제강점기, 1942년 인천과 함께 읍으로 승격될 정도로 수산물 어획이 번성했다. 대게가 걸리면 그물이 망가진다고 해서 발로 밟아 바다에 던졌다는 일화는 지금도 충격적이다. 하지만 옛날이야기를 해서 무엇하겠는가? 고래는 울산에게 빼앗기고 대게는 영덕, 울진에게 빼앗기고 지금은 과메기 하나만 남았다는 구룡포 한 어민의 말이 인상적이다.






















까꾸네

3개월만에 찾아온 까꾸네. 지금 시간은 AM 8:30. 모리국수는 아침에 먹어야 제 맛. 마침 주인할아버지가 나와게신다. 사실 모리국수가 생긴 시간은 약 80년 정도. 지금은 없어진 꿀꿀이식당의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까꾸네만 남았다. 그리고 인근에 모리국수를 팔고 있는 식당들이 꽤 되지만 "精" 만큼 무서운게 없더라.











 

 

 

 









그래 바로 이 맛이지

정말 맛있다. 특히 이 집 된장은 어디가서 못 먹을 그런 녀석. 평범하게 보이는 말린 미역과 멸치. 막걸리에 곁들이면 맛의 궁극의 경지를 볼 수 있다. 정말 바다냄새가 난다는게 이런 걸까? 짭짜름하면서도 깊은 맛이 묻어난다.  























모닝 막걸리

쭈욱 들이킨다. 주인할머니가 김치를 내어오는데 잘 익었다. 구룡포 양조장에서 만든 생 막걸리. 막걸리를 들이키다 눈에 들어온 건 모리국수의 주 재료가 되는 풍국면. 너무 반가웠다. 풍국면이야말로 대구를 대표하는 국수아니던가? 























모리국수

정체불명의 국수. "모리국수" 는 그 이름을 모른다고 해서 또는 여럿이서 "모디" 뭉는다고 해서 또는 수많은 생선과 해물이 들어가 뭐가 들어가는지 만드는 사람조차 모른다고 해서 또는 이 지역이 일본과 밀접한 관계로 일본어의 もり(보통보다 많이 담다)에서 유래하여 "모리국수" 라고 그 이름의 탄생 비화에 대한 소문만 여러 개다. 배를 타고 고된 일을 마치고 돌아온 어부들은 속을 따뜻하게 풀어줄 국물을 찾아다녔고 그리하여 어부들의 음식이라 불리는 모리국수가 탄생되었다. 

어떻게 보면 구룡포 토속음식이기도 한데 요즘은 그 맛이 좀 심심하다. 예전엔 미역초(벌레문치), 장생이, 아귀, 대구, 새우, 대게 등 그 날 잡히는 싱싱한 잡어를 재료로 사용했고 땅콩도 지금보다 훨씬 많이 넣어 국물맛이 달랐다. 요즘엔 아귀와 홍합이 대부분이라 예전이 가끔 그리워지기도.   










 












나무젓가락 끝으로 두런두런 팔뚝굵은 사내들이 딸려나왔다/육십년내 보릿고개 같은 어한기/뱃사람들이 팔다 남은 새우며 삼식이 아구를 가지고 와 국수 함께 긇여 먹어 모리라고 했다는

- 김영식, 모리국수 中 










 









나서면서

산악계의 헤라클레스라고 하는 정승권씨의 친필사인이 보인다. 강요는 없겠지만 누구든지 주머니 가벼운 돈으로 맛있게 배부르고 나서는 길, 그 누구라도 행복해지겠지. 









상호 : 까꾸네

전화 : 054) 276-2298

위치 :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골목 인근

메뉴 : 모리국수, 막걸리


 

 

 

 


 
















Posted by 악의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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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꿀꺽, 입맛을 다셔봅니다.
    사진만 봐서는 짬뽕과도 비슷한 모양새네요.
    과연 그 맛이 어떠하길래 1년에 한번씩은 축님을 찾아가게끔 하는걸까요.

    2011.07.29 0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짬뽕이 흉내낼수 없는 다른 맛을 가지고 있어요..^^
      근데 갈수록 맛이 변하고 있어서 아쉽습니다.

      사람이 몰리면 안돼요...ㅠㅠ

      2011.08.01 13:22 신고 [ ADDR : EDIT/ DEL ]
  2. 알 수 없는 사용자

    방송에서 몇번 보게되고 축님의 글에서도 두번째로 접하는 모리국수네요.
    요거 먹으러 포항 내려가야 되는데~
    저는 여행도 좋아하지만 원래는 식도락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ㅎㅎ
    우중충한 하늘에 술땡기는 포스팅 잘 봤습니다.^^

    2011.07.29 10:57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식도락 좋아합니다.

      서울가면 풍년집이나...남원집..또는 호수집에서

      맛나게...ㅎㅎㅎㅎㅎㅎㅎㅎ

      2011.08.01 13:26 신고 [ ADDR : EDIT/ DEL ]
  3. 어제 과음을 해서 그런지... 막걸리를 보는순간 취기가 확~! 오릅니다 ㅎㅎㅎ^^;;;
    모리국수는 정말 맛있겠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2011.07.29 11: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사진으로 보기엔 얼큰한 해산물이 가득한 국수일꺼 같은데...
    그 특유의 맛이 어떤지... 쩝쩝...
    배고프잖아요.ㅡㅡ;;;;;

    2011.07.30 22: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포항을 그렇게 자주 갔지만 좀처럼 먹지 않는 국수입니다.-_-;
    제가 매운걸 먹으면 속이 쉽게 아파서요.
    포항에선 보통 회만 먹은듯한 기억이...

    2011.07.31 14: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며칠전 포항에 다녀왔습니다.
      불꽃축제 기간이라. 단골집인 해물찜집에 갔는데..
      맛이 예전만 못하더군요. 너무 짜서..
      괜찮은 집들이 맛이 변하면 서글퍼집니다..

      이젠 어디를 가야하는 고민과 함께..

      2011.08.01 13:29 신고 [ ADDR : EDIT/ DEL ]
  6. 알 수 없는 사용자

    그렇게 맛이 잇었습니까? 가보고 싶게 만드는군요. ㅎㅎ

    2011.07.31 23:16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전에 비해 맛이 많이 약해졌지만..아직까진 괜찬은 맛입니다.

      2011.08.01 13:29 신고 [ ADDR : EDIT/ DEL ]
  7. 모리국수 보니.. 침넘어 갑니다~

    2011.08.01 10: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저런게 있었다니!! 얼큰한 냄새가 여기까지 나는 것 같네요 .. ㅠ_ㅠ
    모리국수라니 .. !! 모리국수라니 .. !! 저도 포항을 여러번 다녀왔지만 대체 뭘 먹고 왔던걸까요 -_-

    2011.08.02 09: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구룡포에 가면 맛 볼 수 있습니다..^^
      포항하면 바다만 생각하는데 괜찮은 계곡과 강도 많은 곳이죠. 특히 모리국수는 그 유래와 사연이 깊어 스토리텔링의 역할도 상당합니다.

      2011.08.02 11:40 신고 [ ADDR : EDIT/ DEL ]
  9. 앗...모리국수 지난번 구룡포 마을 포스팅때 보여주었던 그곳 맞죠?
    안그래도 그때 보고 언젠가 구룡포 가면 꼭 가볼곳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기회가 안생기네요..^^ 다시한번 상기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08.02 19: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맞습니다. 구룡포 마을에도 나왔던 그 국수님입니다.

      유난히 근대역사와 숨은 우리 역사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곳들이 일제시대때 번창한 포구들입니다.

      목포, 구룡포, 강경, 군산 등 그 나름의 이야기들이 많은 곳에는 항상 멋진 대폿집들이 함께하지요..

      2011.08.04 14:14 신고 [ ADDR : EDIT/ DEL ]
  10. 잘 보고 갑니다.
    국수를 보며 막걸리가 땡기기는 오랜만인것 같아요.
    한여름에 과메기가 언급된 포스팅을 보니 올 겨울이 기다려지네요.

    2011.08.04 23: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겨울에 과메기와 함께 구룡포의 또 다른 대폿집 하나 올려야겠네요...^^ 기대해주세요..ㅎㅎㅎ

      2011.08.09 12:14 신고 [ ADDR : EDIT/ DEL ]
  11. 뻘뻘 땀흘리면서 한그릇 하고 나면 시원하니 좋을것 같네요~^^
    늦은 시간에 식욕을 돋구네요

    2011.08.05 22: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알 수 없는 사용자

    아따 이 새벽에 저 얼큰해 보이는 국수가 참 땡기네요..
    매운탕 같기도 하고 ..
    색깔만 보면 어릴때 할머니께서 김치만으로 국물을 만들어서 해주셨던 국수가 생각나네요.

    2011.08.10 01:51 [ ADDR : EDIT/ DEL : REPLY ]
    • 매운탕에 칼국수면을 넣어도

      저런맛이 날것같은데요....칼칼하니..

      김치말이 국수는 여름에 얼음넣고 차갑게 먹어야하는데 말이죠. 건진국수로다가..

      2011.08.12 11:59 신고 [ ADDR : EDIT/ DEL ]
  13. 알 수 없는 사용자

    국수 진짜 얼큰시원 하겠네요.
    완전 내 스타일인데...
    또 배가 고파오는구나~~

    2011.08.17 11:32 [ ADDR : EDIT/ DEL : REPLY ]
    •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 눈이 내리는 날..

      먹으면 환상입니다.

      2011.08.18 00:1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