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서의 하루2011. 3. 9. 23:54














이젠 꽤 연차가 있는 직장인이 된 지금, 점점 예전을 그리워하는 시간들이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꽤 그리움이란 단어에 집착하며 살더군요.

그래서 잠시 아무생각도 없이 20살, 그 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보기로 했습니다.
























목적지는 오래전 우연한 방문으로 꽤 마음에 두고 있었던 구례의 쌍산재입니다.

3년전 1박2일 방송의 여파로 꽤 유명해져있었더군요.



























배낭 하나매고 새벽 첫 버스에 올라 설레이는 마음을 가지고 여행자 축씨는 쌍산재를 향해 출발합니다.

20살 그 때는 뭐가 그리도 모든게 마냥 좋기만 하고 즐겁기만 했던지..


























구례버스터미널에서 내려 간단하게 장을 본 후 상사마을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도착한 쌍산재.

1박 2일 구례편에서 강호동과 아이들이 머물다 간 안채입니다.

쌍산재의 안채는 남부의 전형적인 한옥구조로 정남향 4칸 접집으로 안살림 공간이였던 건물이지요.  

 쌍산재 http://www.ssangsanje.com


























안채와 마주보고 있는 건너채입니다.

건너채의 역할은 별당의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주로 고모님, 누님 등 여자들이 머물렀던 공간입니다.






















죽노차밭길에 있는 별채입니다. 대나무 소리가 꽤 매력적인 곳이지요.

별채의 경우는 주로 아이들이 많은 대규모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곳입니다.

























강호동과 아이들이 아닌 여행자 축씨와 아이들이 머물 곳은 쌍산재의 서당채입니다.

이 곳 서당채는 아주 오래전의 사설 교육기관인 서당으로 사용했던 건물인데 

훈장어른의 방과 학동들이 공부했던 방이 나누어져있지요. 
























서당채의 입구역할을 하는 가정문입니다.

쌍산재의 많은 한옥들 중 특히 서당채가 여행자 축씨의 마음에 들었던 이유를 말하자면 

조심스레 다가오는 봄을 가장 빨리 알려주는 봄기운이 가득한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지요.


























아직 이르다며 수줍어 하는 봄을 쌍산재만의 오감으로 여행자 축씨가 한번 느껴보렵니다.






















서당채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약간 매퀘한 연기냄새로 여행자 축씨의 후각을 자극시킵니다.






















따뜻한 온돌방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아궁이에 군불을 넣은지 얼마 되지않아서 나는 꽤 기분좋은 냄새이기도 했습니다.

어릴적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란 아궁이의 추억이 슬며시 자라나기도 했구요.
























서당채의 작은 방인데요. 아랫목은 따뜻하고 윗공기는 꽤 청량하니 느낌이 꽤 독특합니다.





















서당채 앞 마당에는 이렇게 솥뚜껑 위에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는 꽤 매력적인 바비큐시설이 되어있습니다.




















서당채에서 나와 멀리 보이는 영벽문을 열고 나가면 산책로와 함께 낚시터와 아기자기한 저수지길이 나옵니다.





















바로 옆엔 최근 신축되었다는 경암당이 있군요.
























여행자 축씨의 20살을 기억하는, 여행자 축씨도 있었던 새내기의 추억을 공유하는 선후배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봄이 오기 전 떠난 그들의 짧은 시간들은 어쩌면 생각보다 꽤 길고도 슬픈건지 모르겠습니다.

뭐랄까? 남자들만의 여행이야기에 남녀의 애틋함은 없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페이소스가 있으니까요.  





















가벼운 복장으로 봄이 오기전 봄을 맞을 준비를 해봅니다.






















봄의 시작을 가장 먼저 알리는 산수유꽃이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1~2주 후면 곧 만개하겠군요.
























말그대로 피부로 느끼며 천천히 걷습니다. 느리게 산다는 것, 그리고 느리게 걷는다는 것..






















소님과 말님의 묘한 공존..























그 어떤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산책의 재미가 됩니다.























천년고리 감로영천이요. 음차수자 수개팔순이라!

천년된 마을에 이슬처럼 달콤한 신령스러운 샘이요. 이 물을 먹는 사람은 팔십이상의 수를 한다고 합니다.

쌍산재 정문 앞에 위치한 당물샘,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꽤 유명한 전국 10대 약수입니다.

고려 이전에도 있었던 샘으로 추정되는데 지리산 약초가 녹아들어 말그대로 약수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당물샘의 물은 물독에 여러 날을 담가두어도 물때가 끼지 않으며 가뭄이나 장마에도 수량이 일정하다고 합니다.























쌍산재는 300년 이상의 고택으로 6대에 걸쳐 실제 후손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쌍산재의 모든 것에 자연스레 사람의 손길이 닿아 꽤 반질반질 윤이나는군요.
























바람이 붑니다. 대나무가 찰랑거립니다. 시원한 소리가 들립니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봅니다.






















주변이 어두넉해지고 구례읍내에서 산 삼겹살을 참숯에 올려보네요.

이런 밤엔 음악도 빠질 수 없는데, 오늘따라 옥상달빛의 노래와 가사들이 20살! 그 때의 감흥을 일으킵니다.  





















이제는 삼촌,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20살! 모든 것이 열정이고 모든 것이 청춘일 그 때가 있었지요.

(아저씨라도 원빈정도면...........아! 아저씨라도 좋으런만.....)

아이돌에 열광하는 철없는 직딩인 여행자 축씨 역시 꽤 오랜만에 가져본 진지한 대화와 시간들이 소중합니다. 





















고구마가 잘 익었습니다. 따끈따끈 맛있네요.






















남자 5명이 모이니 슬슬 재밌어지기도 합니다.

무모했던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려 폭탄주를 만들고 복불복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네요.

(...시계를 보니....아직 9시군요....ㅡㅡ; 아! 밤은 길고도 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꽤 날씨가 추워지자 하나둘씩 스물스물 아랫목에 몸을 지지러 사라집니다.

아랫목에 모여앉아 한참을 어플을 활용한 복불복, 대학시절 레전드였던 주루마블까지..

알고 있던 모든 아이템들이 동원되며 이 길고 긴 밤을 마무리하다 장렬히 전사하고 마는군요.



























나무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눈을 깨어보니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묘한 기분에 꽤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봄을 부르는 비밀정원, 쌍산재의 하루..

그 곳에 우리들의 비밀이 있습니다.  



































 
Posted by 악의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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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옥체험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사진만으로도 구수하고 정겨워지는데요.

    올해 봄꽃을 여기서 처음 보게되어 반가워요~

    2011.03.09 17: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제 좀만있으면 진달래...매화..배꽃.벚꽃...참꽃...

      진짜 봄이 오겠군요...설레입니다.

      2011.03.11 14:28 신고 [ ADDR : EDIT/ DEL ]
  2. 알 수 없는 사용자

    오옷 참숯삼겹에 폭탄주까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부럽습니다ㅎㅎ 말님과 소님도 잼있고 악의축님 표정도ㅋㅋㅋㅋㅋ
    왠지 정감가는 곳이네요~

    2011.03.09 18:51 [ ADDR : EDIT/ DEL : REPLY ]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살땐 아쉽게도 술마시고 방자한 생활을 하느라 기억에 남은 거라곤 없고..
    어릴땐 친척집이 향토로 지어진 한옥이였던 기억이랑..서예대회 나갔던 향교나 세병관...한옥에 대한 기억이 그것이 전부예요.
    무언가 역사적이고 예의 범절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어릴때 부터 있어서 그런지
    한옥에서 숙박하고 즐길수 있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것 같네요.
    어릴때 시골에서 자라 그런지 저도 더 편하고 익숙한데 말이죠..
    더 가까워 질수 있을것 같은데..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겐 이상하게 거리감이 멀게만 느껴지는게 아쉬워요..

    2011.03.09 21:31 [ ADDR : EDIT/ DEL : REPLY ]
    • 저 역시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전 전북 남원에서 5살때까지 살았죠...

      뱀도 잡고..토끼도 잡고...산불도 내면서 켰습니다.

      오줌누면 소금얻으러도 다녔고...

      밤이되면 삶쾡이나 맷돼지도 나왔죠..

      요즘엔 반달곰도 나온다고 하더군요..ㅎㅎ

      2011.03.11 14:32 신고 [ ADDR : EDIT/ DEL ]
  4. 사진을 보고 있자니
    제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느낌입니다.
    :D

    2011.03.10 09: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제대로 즐기고오셨네요^^
    사진만으로 푸근한 느낌이 드네요. 저도 한옥체험 해보고싶습니다^^

    2011.03.10 12:01 [ ADDR : EDIT/ DEL : REPLY ]
  6. 고택의 풍경에 잠시 취했습니다. ^^

    2011.03.10 13: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아랫목에 깔아진 이불이 참 정겹습니다.
    오래된 고풍의 느낌과 새로운 여행 문화가 묘하게 어울린 모습들의 사진이네요..
    저도 꼭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요.

    2011.03.10 22: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가족분들과 가면 좋으실것 같습니다.

      여울님은 경주 사랑채나 선도산방이 딱일것 같은데요.

      그냥 느낌입니다..ㅎㅎ

      2011.03.11 14:34 신고 [ ADDR : EDIT/ DEL ]
  8. 어릴적 큰집 아궁이에 고구마며 감자를 은박지에 싸서 구워먹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고구마가 너무 커서 어린 저는 그만 반이상을 남기고 말았다죠?

    2011.03.14 14: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알 수 없는 사용자

    감성은 늘 이런 전통가옥을 원하지만,
    어릴적 살아봐서 불편한걸 알기에 아파트로 들어가는 거 같아요.
    지금은 머리가 굵어졌으니 그때의 불편함보다는 여유로움으로 살아갈 수도 있을거 같아요.
    이글을 읽다보니 뜬금없이 서울살이...조금만 더 버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ㅎㅎ

    2011.03.18 13:59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아내가 싫어하면 어쩔수없이 도시에서..
      부모님이 그런것처럼...그렇게 되겠죠.
      그래도 시골냄새가 좋아요 전..

      2011.03.22 23:37 신고 [ ADDR : EDIT/ DEL ]
  10. 저런 한옥들.. 지은지 백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주거하는데는 다소 불편할 지 모르지만 한옥 생활 체험하는데는 한달정도는 무난하게 살 것 같은데요. ^^

    2011.04.14 09:19 [ ADDR : EDIT/ DEL : REPLY ]
  11. 준현네

    좋은 글 그림 즐감했습니다.
    마음과 몸의 여유가 없을때 왜 이리도 서글픈지 ...
    너무나 정겨운 사진과 글 소중히 읽었습니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2011.04.25 10:05 [ ADDR : EDIT/ DEL : REPLY ]
    • 가족들과 함께 꼭 가보시기를..

      한번쯤은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것도...좋으실듯합니다.

      2011.04.25 13:38 신고 [ ADDR : EDIT/ DEL ]
  12. 알 수 없는 사용자

    벼르고 별렀던 안동 하회마을에 사진여행갔다 모처럼 초가와 기와짐 한옥을 많이 봤습니다.

    2011.05.11 00:02 [ ADDR : EDIT/ DEL : REPLY ]
    • 하회마을 좋은 곳 다녀오셨군요.

      개인적으로 하회에서 벗어난 옥연정사를 가장 좋아합니다.

      스캔들을 찍은 장소이기도 하지요.

      2011.05.14 02:15 신고 [ ADDR : EDIT/ DEL ]
  13. 알 수 없는 사용자

    정말 멋진곳이네요..
    멋진사진들과 멋진 글 정말 너무좋네요 제가 직접 갔다온것처럼
    느껴지네요~

    2011.06.20 11:23 [ ADDR : EDIT/ DEL : REPLY ]
  14. 알 수 없는 사용자

    비오는날 처마밑에 누워서 비소리듣던게 생각나네요.
    그때가 참 좋았는데..

    2011.07.23 13:33 [ ADDR : EDIT/ DEL : REPLY ]
    • 비오는날 비소리 듣는거 좋아라합니다..^^

      한옥의 매력 중 하나가 비오는 날이죠..

      2011.07.27 10:42 신고 [ ADDR : EDIT/ DEL ]